Seattle – 4 Feb. 20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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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ttle Deadman Tour

 

처음부터 계속 밝혀왔듯 이번 여행은 100% 무계획 여행이었다. 내가 나름대로 준비한 것은 오는 비행기 안에서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 감성을 깨우는 도시 시애틀’ 편을 본 것이 전부. 오! 그런데 내일 여행에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가 엄청난 역할을 한다.

 

IMG_0166 이소룡 및 그의 아들 브랜든리의 묘

 

힘들다. 방금 도착하여 졸립고 힘들다. 숙소 앞에 있는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샀다. 행사 기간이다. 6인치 샌드위치가 $5.99. 반쪽을 먹고 나머지 반은 저녁 식사를 위해 세이브.

 

숙소 Bulletin Board 에 금요일 투어가 있던데. 바로 Seattle Deadman Tour. 시애틀에서 죽은 냥반들 ‘브루스 리’, ‘브랜든 리’, ‘지미 헨드릭스’, ‘커트 코베인’ 의 묘지 및 살던 집 등을 구경하는 투어인 것이다. 1시 출발이고 Only $6 이길래 이름을 적어넣었다.

 

한시에 출발, 처음으로 간 곳이 이소룡과 그의 아들 브랜든 리의 묘. 부자가 함께 묻혀 있는 그 곳은 많은 관광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는 듯 보였다. 우리가 구경하는 동안에도 몇몇 중국인들이 방문하고 있었다. 내 기억으로는 브랜든 리가 사망한지는 얼마 안된줄 알았는데 93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른건가? 아니면 내 기억력이 별로 인건가? 

이 공동 묘지는 매우 오래된 곳인가보다. 1800년대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묘지도 있었다. 근데 묘지라 그런지 뭔가 소름끼친다. 날씨도 스산하고.

 

다음으로 찾은 곳은 시애틀의 부자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곳. 커트 코베인의 집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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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코베인의 집, 커트코베인이 앉아 사색을 즐겼다는 벤치 (진짜는 박물관에…)

 

마약, 약물중독과 같은 법을 거스르는 행위들을 좋아하지 않기에, 큰 감흥은 없다. 그냥 시애틀에 있는 부자동네 중 하나라기에 오히려 그런 것이 더 흥미로웠을 뿐.

 

다음 행선지는 지미 헨드릭스의 묘지. 지미 헨드릭스는 엄청 유명한, 세계 기타리스트들의 선망의 대상인, 그런 냥반이다. 그의 음악을 나는 잘 모른다. 원체 유명한 냥반이니 음악은 들어보면 알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또한 큰 감흥이 없다.

IMG_0179 IMG_0180IMG_0181 IMG_0182IMG_0185 지미 헨드릭스의 묘지

 

Moses

 

지미 헨드릭스의 묘지를 가면서 내 앞에 앉은 두 친구가 HTC 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급 친해졌다. 한 친구는 HD7, 멕시코에서 온 모제스 라는 친구는 버라이즌 전용으로 나온 DHD 같은 모델. 같은 안드로이드 모델이어서 이 친구와 친구가 되었다. 즉석에서페이스북 친구도 맺고, Applanet (안드로이드 블랙마켓) 을 블루투스로 전송해주었더니 엄청 고마워 했다. WP7 을 얹은 HD7 은 참 탐나더라. HTC의 같은 4.3인치 모델 중 제일 처음 나온 내 HD2가 모양이 못생겼다. 안타깝다.

 

아무튼 지미 헨드릭스의 묘지를 방문하고 우리는 돌아오는 길에 차이나타운에 들러 베트남인이 운영하는 값싸고 맛있다는 샌드위치 집에 도착. 가방에 샌드위치가 이미 있는데, 맛은 어떨까 궁금해서 그냥 구입했다. 하지만 안에 오이가 들어있길래 못먹고 있다가 모제스에게 “나는 오이를 못먹으니 너 먹을래?” 하고 줬더니 “우와! 저녁 생겼다! 아싸!” 하며 고맙게 받는다. 더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

 

Ross ‘Dress For Less’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려고 생각하니 잠옷을 안챙겨왔다. 공동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기에 슬리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챙겨오고… 칫솔도 안가져 오고 치약만 가져오고… 비누도 사야하고… 길을 나섰다.

 

가까운 곳에 수퍼마켓이 있길래 세 개 들이 싼 미국향 비누와 매우 저렴하게 행사중인 오랄비 칫솔을 구매. 그리고 건너편에 있는 간판에 ‘Dress for less’ 라고 되어있는 “Ross” 라는 곳을 갔다. 얼마나 싸냐 도대체?

IMG_0188 가격이 보이는가? 랄프로렌 잠옷이 $12.99, 슬리퍼가 $6.99

 

재고품이라 가격이 저렴한 것인가? 아무렴 어떠한가? 랄프로렌이 13불인데. 기분이 좋다. 이런 것을 전문용어로 ‘득템’ 이라 하지.

 

숙소로 돌아와 개운하게 샤워를 마치고 새로산 잠옷을 입고, 새로산 슬리퍼를 신고 밑에 층으로 내려가 컴퓨터를 잠시 하며 070으로 한국과 통화도 했다. 엇! 이 장면은? 내가 호주에서 Backpacker에 묵었을 때 그대로 하던. ‘자의적으로’ 가난한 여행의 패턴이란…

 

누가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 이라고 했던가? 영화 제목이 그랬지. 잠이 안온다. 그렇게 힘들고 지친 와중에서도 새벽 네 시까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내일 버틸 수 있으려나? 극기 캠프도 아니고, 정신력 싸움이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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